[앵커]
아는 기자, 외교안보국제부 조아라 기자 나와있습니다.
Q. 대통령실이 얘기한 감내하기 어려운 조치는 뭘까요?
가장 강력한 조치, 대북 확성기 재개입니다.
대통령실은 사실상 재개를 위한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대북확성기 방송을 금지한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절차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모레 국무회의에서 의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속전속결로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에 대한 대응에 나서겠다는 것입니다.
지난달 28일부터 사흘 연속 이어진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GPS 전파 교란 공격, 탄도미사일 발사에 정부가 직접 나서 경고를 했지만, 북한이 또 다시 도발로 답했기 때문입니다.
[구병삼 / 통일부 대변인(지난달 31일)]
"북한이 이를 멈추지 않는다면, 정부는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모든 조치들을 취해 나갈 것이며…"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북한에 경고를 했고 분명히 시간을 줬는데 바로 도발로 답이 온 것"이라며 "우리도 굳이 시간을 끌 생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대북 확성기 외에도 북한이 민감해하는 심리전인 정부 차원의 대북 전단 살포도 '감내하기 어려운 조치'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북한의 심리전 도발에 심리전으로 대응하는 이른바 강 대 강 맞대응 전략을 바꿀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겁니다.
Q. 대북 확성기는 6년 동안 가동이 안 됐는데 바로 재개할 수 있는 겁니까?
저희 채널A가 취재한 결과, 군도 이미 대북확성기 재개를 위한 준비를 마쳤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4월 남북 판문점 회담을 계기로 대북 확성기가 철거됐었는데요.
기동형은 언제든 빠르게 설치가 가능하고 고정식도 기존에 설치됐던 지역 인근에 잘 보관돼 있다는 게 군의 설명입니다.
Q. 대북 확성기는 그동안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었잖아요? 그만큼 효과적인 대북 심리전이라는 의미겠어요?
네 그렇습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남북 군사합의를 통해 중단됐는데요.
이명박·정부 당시 천안함 폭침, 박근혜 정부 당시 목함지뢰 도발과 4차 핵실험이 재개되면서 일시적으로 대북확성기를 꺼내든 바 있습니다.
남북 접촉이 있을 때 중단이 됐다가, 긴장이 고조됐을 때 재개되는 걸 보면 북한이 그정도로 민감하다는 의미죠.
Q. 대북확성기 효과가 어떻길래 북한이 그동안 반발했던 건가요?
대북확성기는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북 심리전 수단으로 꼽히죠.
확성기 철거 직전까지 고정식과 기동형, 40여대가 군사 분계선 인근에 배치됐었는데, 이 확성기에는 고출력 스피커가 있습니다.
밤에는 최대 30km 안팎 전방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여기에는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과 한국 가요 등이 방송됩니다.
직접 들어보실까요.
[2016년 7월 대북확성기 방송]
"팥빙수 팥빙수 여름엔 이게 왔다야~ 빙수야 팥빙수야 사랑해 사랑해~"
과거 기상정보도 전달되곤 했는데요.
일기예보를 맞추는 한국의 기술을 강조해, 체제 우월성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죠.
체제 단속과 사상 통제를 강화하는 김정은 입장에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거죠.
Q. 북한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까요?
북한의 군사적 도발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2014년 연천 고사총 사격과 2015년 서부전선 포격 2020년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모두,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와 확성기 방송을 핑계로 일으킨 도발 사건입니다.
그만큼 북한이 우리의 심리전에 취약한 상태라는 방증으로도 볼 수 있는데, 양측의 군사적 긴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조아라 기자 likeit@ichannela.com